비행(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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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니.. 제주공항에 윈드시어 경보가.. 첫 비행의 중압감
요 며칠, 드디어 '봄' 이 되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일이 있었다. 그건 바로 제주공항의 윈드시어 (windshear, 급변풍) 와 강풍 때문이다. 제주공항의 윈드시어나 강풍, 그리고 강풍이 문제가 아닌 측풍 문제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지만, 유난히 심해지는 때가 있다. 그건 바로 지금쯤 언젠가의 '봄' 이다. 그래서 봄이 되었을 때 한참 비행을 하던 선배들도 '아 오늘 진땀 좀 흘렸어' 라고 이야기하는 곳이 제주공항이다. 그저께 오후부터 어제 오전까지, 제주공항은 또 다시 한번 윈드시어와 강풍의 소용돌이속에 휘말렸는데, 급기야는 어제 오전 완전히 사라져버린 김포-제주 사이의 항적을 바라보며 '첫 비행' 의 기억이 떠올랐다. 이 첫 비행은 조종사로서의 첫 비행 이야기가 아니라, 매일매일 가장 처음..
2023.04.06 -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의문의 비행.. 조종사와 관제사 모두 진땀을 흘린 시간
조종사이지만 비행을 하지 못하고 있는 나, 가끔 기분이 먹먹해질 때면 하늘에 대한 간절함이 차올라 플라이트레이더 24를 열어보곤 한다. 이 곳에서 다른 회사 동료들의 비행을 관찰하기도 하고, 특이하거나 흥미로운 항적은 없는지 찾아보기도 한다. 그리고 최근 탱고비행 중인 나의 회사 항공기의 움직임을 찾아 보기도 한다. 그러던 중, 며칠 전 참 흥미로운 항적 하나를 보게 되었다. 그래서 제목을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의 의문의 비행이라고 적었다. 조종사는 물론 관제사들도 모두 진땀을 흘렸을 그날의 기록을 함께 따라가 보자. 위의 사진은 며칠 전 찾아낸 흥미로운 항적이다. 이 항공기편은 아시아나항공 OZ952편으로, 홍콩에서 인천으로 오는 747-400 화물기이다. 등록번호는 HL7415. 사진 속에서 OZ952 ..
2023.03.25 -
조종사 되기, 엿먹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조종사를 권해라?
오늘따라 제목이 좀 상당히 강렬하다 못해 좀 쌈빡(?)하다. 나름대로 제목으로 어그로를 끌어서 조종사가 되고 싶은 예비 조종사들, 그리고 비행을 꿈꾸는 어린 학생들의 유입을 늘리고 싶었던 거냐고 묻는다면, 그 나름대로도 yes 라고 할 만한 이유가 있다. 한때 대한민국의 항공 시장이 워낙 급성장을 하다 보니 조종사 수요가 부족하다면서 너도 나도 조종사가 되기 위한 비행 훈련의 길에 뛰어들던 시절이 있었다. 언론에서는 온갖 자료들과 정책 설명이 가득한 영상들로 "조종사 취업은 블루오션" 이라고 젊은 영혼들을 유혹하던 때가 있었다. 그게 언제냐 하자니, 그게 바로 불과 3년전이다. 음.. 이제 2023년이 되었으니 3년 6개월 전이라고 해야 할까? 일본 친구들이 자꾸 우리나라를 지네보다 아래로 보는 짓을 계..
2023.01.10 -
2022년, 조종사 진로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2022년, 조종사들에게 정말 끔찍한 시간이 시작된 지 어느 새 2년이란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한때 많은 이들의 도전 대상이 되었던 '조종사' 라는 직업. 그리고 조종사로서의 삶. 2022년 현재는 어떨까? 그리고 정말 최악 중의 최악을 경험하고 지금도 겪고 있는 내 입장에서 조종사 진로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을 간단하게 적어본다. 조금 여유가 된다면 같은 시리즈로 조종사 진로를 염두에 두고 있거나, 도전해 보려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남겨 보려고 생각중이다. 오늘은 약간 도입 같은 느낌의 글. 코로나 바이러스라는게 생겨 버리면서 조종사는 물론 여행업계와 항공업계 모두에게 제발 되돌리고 싶은 시간, 너무나 끔찍한 시간이 시작되었고, 무려 2년이란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 지금도 이 상황..
2022.10.03 -
비행기 조종실의 좌측과 우측석 이야기 (1)
꽤 많은 조종사들이 한번쯤 겪게 되는 나름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블로그는 어느 글은 경어체였다가, 어느 글은 평어체였다가. 대중이 없군요. 뭔가 많은 분들께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은 글을 쓰고 싶을 때 경어체를 쓰게 되는 듯 합니다. (뭐. 이걸로 출판할거도 아니고, 개인 블로근데..) 글마다 자꾸 바뀌는 어투 변화에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갑자기 어제 머릿속에 떠오른 일을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고, 또 당연한 과정이기에 스스로 생각해보면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지만, 대부분의 항공기 조종실은 기장석과 부기장석으로 알려져 있는 좌측석, 우측석이 있습니다. 그에 맞게 조종간도 왼쪽 조종간과 오른쪽 조..
2019.10.24 -
내활? 외활? Slip? Skid? 헷갈리지 않기
PPL 과정의 초반 보스, 슬립 스키드 이해하기. 자, 위의 그림을 먼저 보고 시작하자. 위의 그림은, Pilot's handbook of aeronautical knowledge (줄여서 PHAK, 피핵) 의 비행 이론 부분에서 만나게 되는 그림으로, 프로펠러 항공기의 회전 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설명이 들어있는 내용이다. 비행기는 땅 위에서 앞뒤, 좌우로만 달리는 자동차와 달리, 공중에서 앞뒤, 좌우, 그리고 위 아래로 움직이는 3축의 운동을 하는 이동 수단이기 때문에, 자동차와 다르게 단순히 직진과 좌회전, 우회전을 하더라도 상, 하 움직임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심지어 프로펠러가 항공기를 움직이는 힘의 원천이다 보니, 여기에서 비롯되는 힘의 작용들에 의해 항공기가 단순히 생각하는 것처럼 직..
2019.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