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10. 15:30ㆍ비행, Flight/비행
오늘따라 제목이 좀 상당히 강렬하다 못해 좀 쌈빡(?)하다.
나름대로 제목으로 어그로를 끌어서 조종사가 되고 싶은 예비 조종사들, 그리고 비행을 꿈꾸는 어린 학생들의 유입을 늘리고 싶었던 거냐고 묻는다면, 그 나름대로도 yes 라고 할 만한 이유가 있다.
한때 대한민국의 항공 시장이 워낙 급성장을 하다 보니 조종사 수요가 부족하다면서 너도 나도 조종사가 되기 위한 비행 훈련의 길에 뛰어들던 시절이 있었다. 언론에서는 온갖 자료들과 정책 설명이 가득한 영상들로 "조종사 취업은 블루오션" 이라고 젊은 영혼들을 유혹하던 때가 있었다.
그게 언제냐 하자니, 그게 바로 불과 3년전이다. 음.. 이제 2023년이 되었으니 3년 6개월 전이라고 해야 할까?
일본 친구들이 자꾸 우리나라를 지네보다 아래로 보는 짓을 계속 하지만 않았다면 2019년 하반기에도 조종사 취업 시장은 어마어마했을텐데, 이 일본 친구들 덕분에 2019년 하반기부터 조종사 취업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었다. 뭐.. 그래도 채용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 이후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나온 코로나라는 녀석 때문에, 항공 시장은 그야말로 초 박살이 났다.
있는 조종사들도 휴직을 시키고 이스타항공은 이 때 더 난리가 나서 언제나 복귀할 지 모르는 기약 없는 정리해고 상태가 되었다. 그나마 최하 '부기장' 타이틀을 달았던 사람들은 그래도 괜찮은데, 조종훈련을 받던 선선발생이나 선선발로 선정되지 못해 그냥 일반 자격으로 비행 훈련을 하던 훈련생들은 위기를 넘어 진로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항공사의 이름으로 들어오는 급여를 받아보기는 커녕, 항공사 냄새도 맡기 전에 지나간 자신의 인생을 버려야 하는 상황이 된 거다.
그런데 그때쯤부터 '지금 뛰어드는 게 기회다' 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현직들은 극구 아니라고 부인하는데, 어디서 듣고 온건지 지금 뛰어드는게 기회라고 했다면서 지금 비행 훈련을 받아도 되냐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거다.
그러자 현직들 사이에서 이런 이야기가 생기게 되었다.
"평소에 원한이 있던 사람이라면, 확실히 엿먹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조종사가 되라고 추천해라" 라는 말이었다.
2023년 1월,
이미 준비된 사람, 그리고 준비가 끝나 있던 사람들에겐 어쩌면 약간의 희망을 줄 수 있는 한 해가 될 지 모르겠지만,
이제 비행 훈련에 뛰어들기 위해 마음먹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에게 달콤한 한 마디를 해 주는 사람이 아닌, 당신에게 현실을 이야기 해 주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라. 그리고 그 사람에게 의지해라.
지금 이 순간, 당신이 듣고 싶은 대답만 해 주는 사람의 이야기는 당신에게 뽑아 먹을 것이 있거나, 아니면 당신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 외엔 없다. 그리고 당신도 답정너가 되는 것.
현직들 사이에서 "엿먹이고 싶으면 조종사 되라고 추천해라" 라는 이야기가 왜 나왔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p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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