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경매, 27억 중 24억을 대출받았다? 부동산의 호구, 영끌러

2022. 12. 20. 17:09형식없는 다양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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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평소 포스팅하지 않던 주제의 생각을 좀 남겨보려고 한다. 오늘은 경제 이야기다.

나름대로 경제 전문가는 아니지만 경제 분야에 관심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TV에 나오거나 책을 쓰는 사람들처럼

잘 나가는 경제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적어도 대충 바라는 볼 줄 아는 나만의 선은 있다. 물론 나도 손해를 보기도 한다.

 

어쨌든, 오늘은 은마아파트 경매와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호구를 붙잡는지에 대한 생리를 간단히 적어보려고 한다.

며칠 전 뉴스에 뜬 은마아파트 경매 물건 이야기, 부동산에 관심이 있건 없건 뉴스를 좀 봤다면 이미 어떤 내용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은마아파트

 

 

이 사건을 간단히 정리하자며 이렇다. 경매에 나온 은마아파트 물건이 지난 9월 27억원에 매수한 물건이고,

당시 27억원 중 무려 24억원을 대출받아 구입한 아파트라는 거다. 27억 중 3억을 대출받은게 아니라 무려 24억.. 무려 89%나 대출을 받은 거다.

 

영끌러 영끌러 이야기가 최근들어 한두번 나오는게 아니지만, 보통 영끌러 하면 10억짜리 아파트를 사는 데 한 6~8억 대출받았는데,

이 아파트의 시세가 6억으로 떨어졌다. 뭐 이런 이야기 정도였지 십몇억 단위로 올라가는 물건에서 거진 90%를 대출로 영끌한 건 부동산 시장에서 그 누구라도 생각지 못했을 이야기일 거다.

 

몇 가지 문제는, 대체 어떻게 27억원짜리 아파트 한 채를 매수하는데 24억을 대출받았냐는 거다. 당연히 지난해 9월이면 부동산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이런 대출을 시중 은행에서 받을 방법이 없다. 당연히 알려진 것과 같이 제 2금융 제3금융이라고 하는 대부업체나 사금융을 이용했다는 거고, 당연히 평균적인 이자율은 이미 10% 이상을 넘어가고 있을 거란 얘기다.

 

27억 중 24억을 대출받았다고?

 

그냥 계산하기 쉽게 연 이율 10%로 24억을 빌렸다 치면 1년에 2억 4천만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여기에 원리금 균등상환 등의 옵션이 붙는다면 1년에 적어도 웬만한 사람들의 집 한채 값이 쉽게 날아가 버린단 얘기.

 

그럼 이 사람이 이 은마아파트를 24억원이나 대출받아도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이나 재력이 되어서 대출을 끼고 구입한 것일까?

아마 그랬다면 이 아파트는 경매 시장에 나오지도 않았을 테고, 어느 시점에 이 아파트를 매수한 사람이 27억짜리 은마아파트를 무려 24억이나 영끌해서 구입한 강심장이었다. 그의 선택은 옳았다 이런 식으로 일종의 '성공 신화' 로 포장되어 나왔을 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안타깝게도라는 말이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그가 꿈꿨던 강심장의 성공 신화는 이미 물건너갔다.

경매에 넘어가는 순간이 아니라, 무려 24억원을 대출받은 그 순간부터 말이다.

 

지난 몇년간의 급격한 부동산 상승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다. 부동산 생리를 잘 모르고, 돈이 돌아가는 세상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대통령 한 명' 때문에 부동산이 미친듯이 올랐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집값이 너무 올라가니까, 너무 급한 나머지 너도 나도 영끌해서 집 한채라도 가지고 있어 보려고 아파트를 샀다는 거다.

 

 

다시 생각해 보자. 이 아파트를 누가 사라고 했던가?

사실 알고 보면 대통령 하나 때문이 아니다. 물론 지난 정부는 분명 너무 명백한 멍청한 시그널들을 줬다. 부동산 거품을 걷어 내려면 그럴 수 밖에 없었다 하더라도 너무 부동산을 들쑤셔 놨다.

 

그런데 이렇게 부동산을 들쑤실 때, 모든 사람들이 "지금 부동산을 사면 위험하대!" 라고 외쳤다면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영끌 광풍이 일어났을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결국 누군가 흔들어 댄 사람들이 있다는 거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위기를 조장하고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한다.

 

"대출이 안 나온대, 너도 나도 아파트를 사서 집값이 많이 올랐대, 너도 빨리 사야지, 지금 정권은 실패했어!" 라고 말이다.

 

반대로 지금 정권은 아파트 값을 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나? 그렇지 않다. 오히려 다주택자 과세를 낮추려고 하고 있고, 대출 규제를 완화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그런데 최근 진행된 둔촌주공 최종 청약율이 어땠나? 5:1도 되지 않는다. 그 좋은 위치에서 말이다.

 

둔촌주공 조감도

 

부동산은 주식 시장과 꽤 많은 면이 맞닿아 있다. 결국 오를 곳은 오른다. 아무리 내려도 내렸다 올랐다, 장기간으로 보면 오르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 아파트 값이 오르는 것이 일종의 가난을 탈출시켜 주고 부자로 만들어 주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경제학은 무조건 '이자율'로 모든 것을 설명한다. 그러니까 오늘의 만원과 10년 뒤의 만원이 같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아파트 값도 올라갈 수 밖에 없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시중에 풀린 돈이 자꾸만 사라진다. 이걸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냥 그렇다고 받아들이기 바란다.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도 전체적인 부동산 가격은 상승해야 한다. 그래야 시장의 완급도 조절할 수 있고, 물가 정책 등을 운용하기가 쉬워진다.

 

예를 들어 오늘 1억원에 산 아파트가 10년 뒤에도 그대로 1억원이라면 이 집을 보유한 사람은 자신의 재산이 줄었다는 생각에 자신의 소득을 사용하기보다 저축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반대로 오늘 1억원에 산 아파트가 10년 뒤 10억원이 되었다면 이 집을 보유한 사람은 자신의 실질 소득이 늘지도 않았는데 저축보다 자신의 가처분소득을 무조건 소비하는 데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안되면 팔면 되지 뭐" 또는 "계속 오를 테니까" 라는 기대감이 있는 거다.

 

누구나 부자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때문에 부동산 가격은 적절히 우상향 해 줘야 시장의 돈이 돈다. 그래야 정부 입장에서도 경기가 위축되었을 때 적절히 통화 공급을 늘리고, 경기가 확장되었을 때 적절히 돈줄을 조이는 거다. 그런데 부동산 가격이 우상향하지 않고 그대로 있게 되면 정부가 일부러 노린 것도 아닌데 시장의 통화 공급이 막힌다. 당연히 경기가 위축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럴 때는 무조건 완화 완화.. 완화 정책만을 쏟아 내는 것이다.

 

자 그럼 기본적인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은 이정도면 됐고, 여기에 시장의 조작이 추가된다.

주식시장처럼 일종의 작전 세력이 있는 거다. 심심하면 나타나는 떳다방 같은 것도 이에 포함되는데, 이런건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중요한건 이미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과 전체적인 언론과 여론이다. 이 세 요소가 정확히 맞아 떨어져서 '집값이 미친듯이 오른다' 라는 여론을 형성하게 되고,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으면 시장은 패닉에 빠진다. '영끌' 이 생기는 거다.

 

이럴 때 시장 원리에 눈이 밝거나 시장 리드가 가능한 이들은 적절히 자산을 처분한다. 그리고 이 시그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하고 부동산 하락기 초반에 첫 차를 놓쳐서 막차를 타려는 세력도 존재한다. 이때쯤 되면 '부동산 투기 광풍' 이 불어닥친다.

 

가만히 생각해 보자. 100미터 전력 질주를 했다면 계속 같은 페이스로 전력 질주가 가능한가? 그렇지 않다. 조금 쉬어야 한다.

경제도 그렇다. 부동산은 당연히 더 그렇다.

 

시장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그리고 경제학을 아는 사람들은 이론적으로 시장을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좀 더 스마트해서 이 시장에 참여해 떼돈을 벌 테고, 누군가는 이론적으로 바라보기만 하다가 때를 놓쳐 그냥 '헛똑똑이' 소리를 들을 지도 모른다.

 

은마아파트

 

그러나 이런 사람들만 있다면 시장은 매우 차분할 것이다. 결국 '귀가 얇은' 일반 시장 참여자들이 한 두 가지 잘못된 정보에 몰리게 되면 시장이 왜곡되는 것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은마아파트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27억원에 이 집을 매수한 이의 말에 의하면 그는 지난해 9월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를 것 같아서' 영끌을 했다고 한다.

 

다시 생각해 보면 그 때 27억원에 그 집을 판 사람은 막차를 좀 늦게 탔지만 아주 스마트한 사람이었던 거다. 그리고 그는 두 번째 시장 폭등 시기를 준비하고 있을 테고.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없고, 모두가 스마트하게 경기를 따라 돈을 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정확히 무엇인지는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할 필요는 있다.

 

 

 

p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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