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 를 보며.. 왜 조상은 한에 맺혔나? 2024년 22대 총선이 떠오르다

2024. 4. 11. 15:48형식없는 다양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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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에 남겨 보는 블로그 글이다.

마지막 글이 지난 11월의 글이었으니까, 적어도 대략 6개월만에 포스팅을 올리는 셈이다.

 

어제, 그러니까 2024년 4월 10일 나는 이제서야 영화 파묘를 보게 되었다.

파묘가 처음 등장했을 때, 나는 장재현 감독을 나름 잘 알고 있었고 이 감독의 지난 영화들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껏 장재현 감독의 영화를 보지는 않았다. 내 스타일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다가 왠지 모르게 김고은배우의 호평에 파묘를 봐야할까 결심하게 되었고,

결국 혼란한 대한민국 정치와 함께 등장한 한반도 포스터가 파묘를 봐야겠다 결심하게 했다.

그래서 이제서야 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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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너무 좋았다. 우리나라의 아픈 일제시대 역사와 반일감정 뭐 이런 것도 절대 아니고,

이걸로 애국을 한 것 같다. 이런 기분도 전혀 아니다.

순수하게 영화 그 자체로 이 영화는 분명 기생충과 같이 올해 사고를 치는 영화가 될거라고 확신한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스토리, 그리고 이런 소재로 이런 영화 한 편을 만들어내는 감독이 있다니!

나는 파묘를 보는 내내 너무 즐거웠다. 정말 진심으로 흥겨움이 돋았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내내 정말 풀리지 않는 한 가지가 있었다.

 

일본군 장교의 무덤 위에 묻히게 된 친일파 조상 (극중 박지용의 할아버지) 은 왜 한이 맺혔던 것일까?

왜 자신들의 자녀들을 죽이려고 했을까 말이다.

 

 

 

이미 천만 이상 본 영화니까 이 부분만 살짝 스포를 하자면,

박지용의 조부는 당시 유명한 친일파였고, 박지용의 조부가 묻힌 묫자리는

일본이 조선의 맥을 끊기 위해 말뚝을 박아 놓은 자리였다.

 

일본이 박아둔 말뚝을 찾아 파헤치는 의인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일본 승려는 이 말뚝을 박은 자리를 명당이라고 박지용 일가에게 속였고,

박지용의 조부는 이 자리에 묻히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죽어서도 친일파로서 일본의 것을 지켜주는 일본의 앞잡이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덕분일까? 박지용의 집안은 많은 부를 쌓을 수 있게 되었고,

미국에서 대 저택에 살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그렇다면 살아생전 자신의 조국인 조선을 저버리고

일본을 위해 충성해 살아간 인물이 일본의 것을 지키는데 왜 화가 났을까?

오히려 자랑스러워해야 할 일 아닐까?

 

그런데 더 웃긴 건 박지용에게 이 조부의 혼이 빙의되었을 때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 라고 말한다.

 

 

 

김상덕이 못 알아들으니까 한국말로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고 등신아" 라는 듯 다시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혼령이 '나 좀 파내줘'가 아니라 좀 없애줘 라고 실토를 한 셈이다.

 

이쯤에서 이런 표현이 나와야 적절하다. '변절자'.

그러니까 박지용의 조부는 죽어서 다시 한 번 변절자가 된 것이다.

 

영혼 주제에 프라자 호텔의 방에 서서 창문으로 보이는 경복궁 앞에 총독부 건물이 안 보였기에 뭔가 새됐다는 걸 직감했던 걸까?

감독이 의도했는지 의도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친일파의 속성이 그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의 근현대사가 친일파가 보수파로 변절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럼과 동시에 지난 4월 10일의 총선, 그리고 그 이전의 선거운동 시기의 모습이 떠올랐다.

정치적 색깔은 여기에서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총선 결과만 본다면 대략 187 vs 108이 되었으니까

대략 국민의 62%가 현재의 여당과 정부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선거운동 시기 이전과 선거운동 기간, 그리고 선거 결과까지 그들은 어땠나?

분명 지지율에 국민의 생각이 담겨 전달되고 있는데 그 어느 누구도 귀담아 들은 적 없고,

누군가는 자화자찬을 하거나 외면하거나 오히려 남탓을 시전하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선거운동 내내 같은 포지션을 취하면 될텐데..

시간이 갈수록 갑자기 조급해 하고 갑자기 또 무릎을 꿇고, 갑자기 또 절까지 하기 시작했다.

 

패색이 짙어가던 4월 11일 새벽,

티비에 등장한 몇 패널은 패색이 완연한 상황에서도 분명 변할 겁니다. 그런데.. 라며 말을 돌리거나

자꾸만 남탓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을 보면서 자신과 자신의 후손이 대대손손 부를 누리며 살아가게 해 준

일본의 것을 지키면서도 묫자리가 안 좋다고 화가 난 영화 속 조상이 떠오르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영화 파묘는 참 생각할 거리를 많이 안겨 준 영화였다.

그리고 진심으로 웰메이드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진짜 감독은 그런 생각 없이 어떻게든 영화 속 '실마리' 를 제공하기 위한 장치로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고" 하는 빙의 장면을 삽입했을 수도 있다.

해석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이 장면의 해석이 바뀐 것일 수도 있지.

 

그런데 영화 속 인물도 그렇고, 현실 인물도 그렇고..

정말 '겸허히' 받아들이는 사람이 없단 말이지.

 

 

p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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