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 란 무엇일까.

인터넷 유머 중 이런 말이 있다.

 

"니가 뭘 좋아할 지 몰라서 다 집어넣었어"

 

보통 새로 출시된 상품이 다양한 기능을 잡다하게 막 집어넣어 무엇이 특색인 지 모르겠을 때,

일단 기능을 넣긴 넣었는데, 너무 많이 넣어서 직원조차 무슨 기능이 있는 지 모를 때 (L모 회사처럼..)

 

그럴 때 이런 표현을 사용한다. 다시 말한다면, 킬링 포인트 가 없다는 뜻이 될 수도 있겠지.

 

그런데 보통, 이렇게 기능들을 마구잡이로 집어넣은 제품들이 완벽한 '완성도' 까지 자랑한다면 엄청난 인기몰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물론 그것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구매 붐이 일긴 하지만, 그 비중은 꽤 작은 것 같다.

이 우스갯소리의 대명사 중 하나인 L모사의 현재를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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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 꽤 충격적인 뉴스 기사를 접했다.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기능을 킬링 포인트 중 하나로 내세우는 갤럭시10과 갤럭시노트10 시리즈의 지문 인식이...

 

주먹으로도 풀리는 현상이 발견된 것.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화면 (폰아레나 캡처)

주먹을 대어 잠금이 풀리는 모습 (미니기기코리아 캡처)

 

 

심지어 이 현상은 중앙일보 뉴스 기사에 의하면 지난 9월 10일경부터 발견되어 문제 제기를 했던 건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영국 더 선에서 이 건을 기사로 다루면서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기사화 된 것...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은 제조사의 설명에 따르면, 초음파 방식을 이용해서, 손가락 안의 모세혈관 정보도 인식한다고 한다. 때문에 지금처럼 아무 손가락이나 대어서 풀린다는건 말이 안 되는 일인 것이다.

 

사실,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기능을 처음으로 휴대폰에 넣으려고 시도했던 건 애플이었다. 지금이야 많이 알려졌지만, 그당시에는 알음알음 인맥을 통해서나 전해지던 이야기였는데, 지문 인식률을 애플이 원하는 만큼 개선을 시키지 못해 막판에 포기했다고 하는 일화는 꽤 유명하다. 그리고 그 개발 업체는 삼성이었고 말이다. (삼성의 아몰레드를 쓰니까...)

 

이후, 중국 업체들에 의해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능이 최초로 선보이게 되었고, 이어서 갤럭시 시리즈에서도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기능이 채용되기 시작했다.

 

애플이 디스플레이 지문을 넣겠다고 한 게 아이폰 X를 개발할 때의 일이니까, 벌써 아이폰11이 나오고 있는 지금이라 치면, 어림잡아 3년.

애플은 그동안 얼굴 인식으로 정착해 버렸고, 당분간은 얼굴 인식으로 쭈욱 갈 것 같은 느낌이지만 (12에는 들어갈 거란 루머가 있긴 해도..)

 

어쨌거나 애플이 허송세월(?) 한 동안 기술은 엄청나게 개발되었을 테니, 나에게도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기능은 꽤나 멋져 보이고, 또 실용적이어 보이는 것이었고, 실제로 처음 경험해 본 느낌으로도 그랬다. 지문 인식을 너무 좋아했던 나에게 지문 인식 기능이 없어져 버린 애플 제품은 조금 꺼려지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나도 테스트를 해봐야겠지만.. 이 기사는 매우 충격적이다. 요새는 지문 인식 기능을 이용해서 인터넷 뱅킹까지 한번에 원스톱으로 사용하는 시대가 아닌가!

 

개인적으로 아이폰을 주욱 사용해 왔던 이유는 그것이었다. 뭔가 말로 100% 설명할 수는 없지만 쓰면서 느껴지는 안정감과 완성도.

 

이상하게 안드로이드 진영의 단말기.. 그중에서도 당연한 대표 주자인 갤럭시 시리즈들은 어딘가 꼭 급히 나온 것 같은 느낌을 주었던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했다.

 

한달이나 늦게 공개되어버린 이 사태가 어서 빨리 해결되길 바라고, 또 문제가 수정되겠지만.

 

한 명의 소비자로서 바란다. 

 

한 세대 좀 늦어도 된다. 경쟁사보다 좀 늦어도 된다. 무조건 최신 기능, 무조건 놀라운 기능을 다 욱여 넣지 않아도 된다.

 

이젠 완성도를 더 높이는 쪽으로 신경을 써 주면 안 될까.

 

이제 이정도 왔으면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충분히 세계 1등 제품의 위상은 확보했으니 말이다.

 

 

p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