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16. 13:59ㆍ비행, Flight/비행
어제, 네팔에서 정말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네팔의 예티 항공 (Yeti airlines) 에서 운용하는 ATR-72 항공기가 추락하는 사고였는데, 여기에 우리나라 탑승객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고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도 않았고, 사고 원인이 알려지려면 적어도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때문에 지금부터 사고의 원인이 무엇일까 가타부타 말하는건 옳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론들과 항공 분야의 전문가들은 낙후한 네팔의 항공 산업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제대로 훈련되지 못한 조종사들까지, 그야말로 네팔의 항공 산업은 낙후한 정도 그 이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추락한 이 항공기의 마지막 비행 궤적을 살펴보면 조금 이상한 점이 보인다.
실제로 이 비행기는 네팔의 낙후한 후진 항공 업계의 현실 때문에 추락 사고라는 안타까운 결말을 맞은 것일까?
추락 사고를 당한 네팔 예티 항공의 ATR-72 항공기는 등록번호 9N-ANC로 항공기의 기령은 15년이다.
일단 항공기가 너무 노후했나 하기엔 15년짜리 비행기는 항공 업계에선 그야말로 청소년 급이다. 그러니까 기령 자체는 상당히 준수한 상태의 항공기라는 뜻.
그런데 마지막 비행 기록을 보다 보니 뭔가 좀 이상했다.
flightradar24에 남아 있는 비행 기록을 보면, 먼저 네팔 카트만두 공항에서 네팔 포카라 공항까지 비행하던 이 YT691편의 궤적이 끊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목적지를 얼마 남기지 않고 사고가 난 것.
그런데 아래의 고도, 속도 그래프를 보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YT691편으로 비행중이었던 9N-ANC 항공기의 마지막 비행 기록을 보면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고도 기록이 나온다.
고도 기록이 들숙날쑥한건 둘째치고, 최고 고도가 무려 10만 피트를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10만 피트..? 이정도면 우주선 급이다. B737의 최대 고도가 FL410인데 고작 ATR-72가 10만 피트를 넘긴다고?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동일한 항공기의 다른 비행 기록도 확인해봤다.
사고가 나기 전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가는 YT672편도 이 항공기가 운항했는데, 역시나 고도 기록에 112,400피트가 찍혀 있는게 보인다.
이쯤 되면 이 항공기의 트랜스폰더 또는 계기가 정상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는데, 비행기가 문제일까 또는 네팔의 항공 관제 시스템이 문제일까 궁금해졌다.
계속 이전의 비행편 기록을 뒤졌더니, 이번엔 또 최대 고도가 4만 피트 언저리에서 멈춰 있는게 보인다.
음.. 그나마 좀 정상적인 기록이지만 역시나 고도가 말도 안 되게 출렁이는게 보인다.
이 지역의 레이더 또는 SSR 통신에 문제가 있나 싶어 이번엔 동일한 항공기가 완전히 다른 구간을 비행했을 때의 기록을 확인해 봤다. 그랬떠니 고도는 3만피트까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여전히 고도 기록이 3만 피트와 1만 피트를 계속 오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정상적인 비행이라면 이렇게 비행할 리는 당연히 없다.
결국 항공기의 결함 아니면 네팔의 항공관제시스템이 문제란 건데, 만약 항공기의 결함이었다면 네팔의 항공관제사들이 이 현상을 두고 가만 있었을 리가 없다.
아니면 어쩌면 그들도 네팔의 항공사들이 정상이 아니란 걸 알아서 이정도의 고도 보고 오류는 그냥 넘어갔던 것일까?
계속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 보여 같은 지역을 비행하는 다른 항공사의 비행기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가 잡아봤다.
마침 카트만두에서 출발해 델리로 가는 항공편을 잡게 되었는데, 사고기가 비행한 것과 비슷하게 포카라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이 항공기는 에어 인디아 소속의 A321항공기다.
거두절미하고 이 항공기의 고도 속도 기록을 보자.
멀쩡하다. 잠깐 고도 기록이 뚝 끊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정상적으로 35000 피트 이상까지 점진적으로 고도가 올라가는게 보인다.
이 항공기의 기존 기록에서 다른 날의 항공편 기록도 찾아보니 역시 안정적이다.
그러니까 결론은 네팔의 항공관제시스템은 이상이 없었다고 볼 수 있겠고, 사고가 난 9N-ANC 항공기에 어떤 형태로든 결함이 있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상태에서 계속 비행을 했다는 건 기본적인 정비도 제대로 되었다고 볼 수 없는 것.
네팔처럼 산지가 많은 곳은 항공 교통이 정말 중요할 수 밖에 없는데... 국가들의 상황이나 그들의 경제적 문제나.. 여러가지를 생각해 봤을 때 항공기 상태나 여러 시스템들이 좋을 수가 없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단순히 국가적으로 후진국 또는 개발도상국 위치에 있어서.. 라는 이유로 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담보하기엔...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싶다.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많은 이들의 명복을 빈다..
pang
'비행, Flight > 비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잉747 (B747) 의 퇴장, 마지막 항공기 아틀라스에어 인도 (0) | 2023.02.01 |
---|---|
본격적인 해외여행 재개, 항공기를 이용한 해외여행 계획시 중요한 점! (1) | 2023.01.31 |
조종사 되기, 엿먹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조종사를 권해라? (5) | 2023.01.10 |
2022년의 끝, 2023년의 항공 업계는 어떨까? 항공업계 취업에 대한 짧은 생각 (0) | 2023.01.01 |
코로나 비극에서 탈출할까? 항공업계 흑자 전환 예상 (1) | 2022.12.15 |